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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RDEN OF TASTE

        취향의 정원을 가꾸는 사람

        인터뷰스리랑카타밈스튜디오
        이상희

        타밈스튜디오 대표

        파주/35세

        손때 묻은 도구, 경쾌한 색을 지닌 예술 작품, 건넨 사람과의 추억이 담긴 선물…. 브랜드 타밈을 이끄는 이상희가 오랫동안 바라보는 것들이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하고 의미를 찾을 수 없는 물건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해 내는 그의 시선에는 따뜻한 힘이 있다. 한 사람의 온기를 담은 사물들은 때로 마음속 깊이 내려가 일상을 지지하는 뿌리가 된다. 그는 지금 자기 삶의 모습과 브랜드의 가치가 닮아가기를 바라며 취향의 정원을 가꾸는 중이다.

        반가워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이상희라고 합니다. 저는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입시 미술 강사로 8년간 일했어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는 전투적으로 일해야 하는 강사 일을 지속할 수가 없더라고요. 일에 대한 고민하던 중에 가족들의 권유로 패브릭을 다루는 브랜드 타밈을 시작하게 됐어요. 타밈은 히브리어로 ‘흠 없는 자', ‘완전한', ‘온전한’ 등의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에요.

        타밈은 스리랑카의 남부 장인들이 직조한 원단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죠. 왜 스리랑카였나요?

        시부모님이 현재 사는 곳이고, 남편과 형제들이 유년기를 보낸 곳이거든요. 스리랑카에 갔을 때 직물을 실제로 보게 되었고, 제 전공을 살려서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족들이 든든히 서포트를 해줘서 용기를 냈죠.

        그렇게 연이 닿은 거군요. 저에게는 조금 낯선 나라인데 어떤 매력이 있는 곳인가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동남아시아의 휴양지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어요. 저는 예술적으로 민감하고 색이나 디자인을 쓰는 방식이 특별하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살짝 어둡고 차분하면서 동양적인 느낌이 짙어요. 실제로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사람들과 로컬 브랜드가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또 스리랑카의 중심에는 자연이 있어요. 한번은 체크 패턴 원단의 색이 인상적이라 장인 분들에게 여쭤보니 새의 날갯죽지에서 영감을 받아 염색했다고 하시더라고요. 피쉬맨백도 어부들이 직접 엮어 쓰는 가방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은 거예요.

        가방 외에도 캐릭터 인형을 판매하고 있죠.

        맞아요. 가방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줄 오브제를 찾다가 비건 재료로 인형을 만들게 되었어요. 장난기 어린 얼굴에 손과 다리가 꼭 춤추는 것 같아서 비트Beat맨이라고 이름 지었어요. 아이 장난감처럼 보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어른들도 좋아하는 타밈의 대표 아이템이에요. 걱정 인형, 커플 아이템, 키링으로 많이 쓰시더라고요. 마음으로 나누면서 의미를 부여하는 제품은 어떤 형태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비트맨을 구매해 주시는 분들이 의미를 담아 선물하거나 소장하는 것 같아 정말 기뻐요.

        홈 오피스에서 일하신다고요.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오전에는 택배와 CS 업무를 해요. 오후에는 주로 디자인 업무를 하고, 브랜드의 숨은 회장님인 시어머니와 미팅도 하고요. 현지에서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주고 계셔서 자주 소통하면서 지내요. 지금은 텍스타일을 전공한 친구가 타밈의 일을 도와주고 있는데요. 일할 때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그런 걸 브랜드에 담고 싶어서요.

        재택근무에 도움을 주는 물건이 있나요?

        대학 입학할 때 엄마가 사주신 재봉틀이요. 사실 학교에는 재봉틀이 구비되어 있어서 당시에는 잘 쓰지 않았는데요. 이 일을 하면서 마르고 닳도록 쓰고 있답니다(웃음).

        일상 속에서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다양한 색을 조합해 보는 걸 정말 좋아해요. 집을 꾸밀 때나 옷을 입을 때도 특이한 색 조합을 즐기고요. 장 미셸 바스키아Jean Michel Basquiat처럼 강렬한 색을 쓰는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많이 받아요. 모노톤이나 은은한 색도 좋지만, 원색에서 오는 희열과 에너지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색을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타밈 제품도 베이지나 블랙 계열이 인기가 많거든요. 요즘은 고객들이 원색을 즐길 수 있도록 적절한 조합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브랜드를 운영하며 생활 방식이나 취향에도 변화가 생기기도 했나요?

        타밈 제품은 천연 염색한 원사를 전통 방식으로 직조한 원단으로 만들어져요. 공예적인 가치가 있으면서도 안전하고 품질이 좋죠. 이런 천연 원단에 대해 공부하게 되면서 동시에 기계 원단의 단점도 과하게 알게 됐어요(웃음). 그래서 패브릭 제품을 고를 때 예민해지는 편이에요. 동물 실험을 하는지도 고려하고, 환경에 해가 덜 가는 브랜드를 소비하려고 해요. 또 장인들이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드는 제품을 판매하다 보니 점점 손때 묻고 이야기가 담긴 물건을 더 좋아지게 되네요.

        장 미셸 바스키아
        Jean Michel Basquiat처럼
        강렬한 색을 쓰는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많이 받아요.
        모노톤이나 은은한 색도 좋지만,
        원색에서 오는
        희열과 에너지가 있더라고요.
        취향은 어느 한순간에 정해지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고 동시에 견고해지는 것 같아요. 그 변화가 개인의 역사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맞아요. 저는 특히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기억, 여행 중 느꼈던 시각적이거나 후각적 감각들이 뇌리에 짙게 남더라고요. 겨울이 오는 냄새, 스리랑카 여행 중 맡은 사원의 향, 반항기 가득한 바스키아의 작품, 앙리 마티스의 컬러, 크리스마스트리, 해리포터 시리즈…. 제가 오래 좋아해 온 것들이 한 군데 모여서 저라는 사람의 취향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자기만의 관점에 날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있나요?

        저만의 관점을 갖기 위해 다른 무언가를 보기보다 스스로에게서 답을 찾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 연장선에서 매일 마인드 컨트롤을 해요. 타밈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어떤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는지, 어떤 기회가 주어졌는지, 전하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지… 명상이나 수련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런 질문을 떠올리면서 마음을 다잡죠. 소소한 방법이지만 효과가 있어요(웃음).

        누군가의 오리지널리티를 만드는 건 무엇일까요?

        살아온 환경과 경험한 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사람을 볼 때 오리지널리티를 느껴요. 그게 창작물에 자연스럽게 드러날 때 아름다운 것 같아요.

        직접 브랜드를 운영하다 보면 소비 기준이 달라질 것 같아요. 대표님은 어떤 물건에 지갑을 여는 편인가요?

        저는 클래식하고 기본적인 아이템에 돈을 쓰는 편이에요. 어떤 브랜드에서 물건을 처음 구매한다면 시그니처 아이템을 고르죠. 대신 색은 과감하게 선택해요. 예로 들면 랄프로렌의 클래식 블랙워치 타탄체크 제품처럼요. 녹색과 검은색의 체크무늬는 해가 지나도 그 가치를 잃지 않는 것 같아요. 실용적인 디자인에 시그니처 원단과 색 조합이 인상적인 브랜드 키티버니포니도 좋아해요. 닮아가고 싶은 브랜드 중 하나예요.

        누군가에게 선물을 해야 할 때 어떤 기준으로 물건을 고르나요?

        저는 선물 받는 사람의 반응이 굉장히 중요해요(웃음)! 그걸 보기 위해 그 사람을 오래 관찰하고, 무엇을 좋아할지 고민을 많이 하죠. 최근에는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서 책상을 사줬는데 신나서 방방 뛰더라고요. 서프라이즈를 한 뒤 그 사람의 놀라고 설레는 표정을 볼 때 행복해요. 주는 기쁨이죠.

        하지만 받는 기쁨도 무시할 순 없잖아요(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이 무언가요?

        한 해를 행복한 일로 채우라며 다이어리와 편지를 매년 챙겨주는 친구가 있어요. 365일 저의 행복과 안녕을 바라는 마음이 느껴져서 더욱 소중한 선물이에요.

        새롭게 도전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출발선에 선 사람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려요.

        새로운 영역에 발을 들일 땐 용기도 필요하지만 나의 정체성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일인지 고민해보는 시간도 필수적인 것 같아요. 자신의 삶과 동떨어지지 않게 균형을 맞추고, 하려는 일에 신념을 가진다면 시작의 두려움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올해 타밈의 대표로, 또 개인으로 각각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타밈이 현재 주로 가방과 소품을 다루고 있지만 리빙 제품군을 더욱 확장하려고 해요. 스리랑카의 나무나 도자기 공예품도 소개하고 싶고요. 어떤 집에 가도 타밈 제품을 만날 수 있도록 성장시키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좋은 엄마, 좋은 와이프, 좋은 가족 구성원이 되고 싶어요. 정말이요. 삶을 가꾸는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니 제 삶도 잘 돌봐야죠.

        누군가와 무언가를 나눌 때 삶은 더욱 풍성해지는 것 같아요. 지금 대표님께서 나누고 싶은 ‘○○’은 무엇인가요?

        질문을 받으니 언제나 저를 지지해주고 동시에 버티게 해주는 친구들과 가족들의 얼굴이 떠오르네요. 제가 지금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건 ‘풍성한 마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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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프몰의 온라인 매거진 <캐비네츠 CABINETS>는 간직하고 또 꺼내어 보고 싶은 것에 관해 이야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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