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해부하는 사람
인터뷰뉴욕제이슨프리니(Jason Freeny)
미국 뉴욕/51세
"사람의 피부를 떼어내고 몸을 해부해 보아라. 기계가 나타날 것이다."
- 폴 발레리Paul Valéry -
19세기의 시인 폴 발레리는 추상적인 존재였던 인간을 하나의 '메커니즘'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사람의 몸 안에 기계가 깃들어 있다는 그의 발언은 만물을 지배하는 듯 행동하는 인간도 결국, 자연 혹은 조물주가 설계한 하나의 기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냉정하고 겸허한 교훈을 주기도 한다.
21세기의 조각가 제이슨 프리니는 그런 발레리의 관점을 또 한 번 뒤집는 신선한 발상을 했다. 바로 장난감에 인간의 해부학을 적용해서 죽어 있는 무생물을 역설적으로 살아 있는 존재처럼 느껴지게 하는, 낯설고 경이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다. 제이슨 프리니는 2014년 제프쿤스의 ‘벌룬독’(Balloon Dog)을 해부한 작품의 유명세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수많은 유명 캐릭터들을 해부하며 조각계의 새로운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있다. 그리고 2022년 3월, 그의 새로운 아나토미 토이 시리즈 ‘ XXRAY PLUS BROWN’의 출시를 기념하며 인터뷰를 요청했다.
뉴욕인 이곳은 겨울에 꽤 고통스럽습니다. 게다가 제가 바로 강 근처 살고 있는 탓에 시종일관 센 바람이 불고 눈보라가 치는 것은 예삿일입니다. 그래서 보통 겨울엔 실내에서 작업을 구상하며 준비하며 봄을 기다리는 편입니다.
최근에 빠져있는 것이 있다면 궁금합니다.몇 년에 한 번씩 평면과 입체, 디지털과 수작업 사이를 오가며 작품의 매체를 바꿔서 작업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 인스타그램(@gummifetus) 피드를 보시면 알 수 있듯이, 요즘은 다시 3D 모델링으로 돌아와 중력이 존재하지 않는 비현실적인 공간에서 작업물을 만드는 게 즐겁습니다.
과거 인터뷰에서 "아무도 예술가가 되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는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이슨 프리니, 당신이 예술가가 되는데 영감을 준 인물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요, 혹시 누구인지 물어봐도 될까요?아버지입니다. 대학에서 조각과 회화를 가르치는 교수였던 아버지 덕분에 보통의 가정에 비해 예술적인 환경에서 자랐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건축가가 되길 바라셨지만, 저는 아버지를 닮아 조각가가 되고 싶었어요. 결국 절충안으로 할리우드 무대 디자이너로 사회 첫 발을 내딛긴 했지만, 어느덧 제 소원대로 조각가가 되어있네요.(웃음)
최근에 가장 관심 있는 한국 아티스트가 있나요?캐릭터 해부학은 적어도 1960년대부터 존재해왔는데요, 관련 작품들이 많이 존재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아티스트 이형구 씨가 가장 잘 해내신 것 같습니다. 저의 캐릭터 해부학 작품은 장난감 같은 느낌을 받는 반면, 이형구 씨의 작품은 좀 더 현실적인 생생한 느낌을 주거든요. 2010년쯤 그의 작품들을 이미 발견하고 꾸준히 지켜보고 있는데, 덕분에 매번 많은 영감과 에너지를 받고 있습니다.
제가 다루는 캐릭터들은 사실 인간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 ‘동물’로, 원래는 네 다리로 걷지만 작품에선 두 다리로 직립하는 특징을 가졌습니다. 제 작품 중 ‘돌연변이’라 일컫는 작품들은 사족보행 동물과 인간의 해부학적 특징을 합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LINE FRIENDS의 BROWN을 해부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던 요소는 무엇이었나요?음, 마치 라인프렌즈 세계관 속의 의사 진료실 안에 있을 법한 ‘해부 모형’처럼 반으로 해부된 브라운이 생생한 존재로 느껴지길 바라면서 작업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 작품이 현실에 기반한 것은 아닙니다. 언제나 완벽보다는 역설이 주는 즐거움에 초점을 맞춰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BROWN을 작업할 때 참조한 해부학은 무엇이었나요?다른 제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곰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두 다리로 서 있는 브라운 안에, 인간의 해부학적 특징을 활용해 만들었습니다. 가분수 비율의 작은 몸에 인간의 뼈와 장기를 고스란히 적용하기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적절한 생략을 선택하면서도 최대한 사람의 몸처럼 보이도록 밸런스를 조절했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받은 선물 중 가장 인상 깊은 선물은 무엇이었나요?살면서 받은 모든 선물들이 다 인상적이고 소중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아내를 비롯한 가까운 사람들과 제약 없이 함께 웃고 떠들 수 있는 매일이 제게는 인생 최고의 선물입니다.
현재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이 궁금합니다.오랜 시간 꿈꿔 온 드림하우스를 선물 받고 싶습니다.(웃음) 그곳에서 가족들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면 남은 생에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IMPRESSIVE PRESENT의 팬분들을 위해 인사 한 마디 해 주실 수 있나요?IP 중심의 글로벌 버티컬 커머스 IMPRESSIVE PRESENT의 출시를 축하드립니다. 멀리 뉴욕에서나마 2022년 IP MALL의 팬과 아티스트 그리고 대한민국의 평화와 사랑을 기원합니다 <3
영감의 편린들이 저장된 무의식의 캐비넷
하찮은 공룡들의 안전한 세계
인터뷰 공룡 조구만스튜디오나의 오래된 유토피아
인터뷰빈티지조인혁우리가 모든 것이 되는 방법
인터뷰 NFT 그레이쥬스좋아하는 일로 성장할 수 있다면
인터뷰슬램덩크김정윤단순무구한 행복의 모양
인터뷰대만하오시‘FAM’이라는 이름 아래 뭉친 작가들
인터뷰피규어아티스트FAM캔버스 밖으로 유영하기
인터뷰스텔라장손민희친애하는 나의 불안에게
인터뷰 홈오피스 퀸지주니어가 되기로 한 시니어
인터뷰 도전 신이어마켙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도어 넘버
인터뷰레트로1537취향의 정원을 가꾸는 사람
인터뷰스리랑카타밈스튜디오귀여움을 요리하는 셰프들
인터뷰 레모니 세컨드모닝시작을 위한 선물
아이템집들이선물봄임프몰의 온라인 매거진 <캐비네츠 CABINETS>는 간직하고 또 꺼내어 보고 싶은 것에 관해 이야기 합니다.
Talk about your IMPRESSIVE PRES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