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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nally, Your Day.

        주니어가 되기로 한 시니어

        인터뷰 도전 신이어마켙
        신이어마켙

        대표 현보(33세), 크리에이터 옥자(78세), 마케터 다솜(30세), 디자이너 승아(26세)

        서울

        신이어마켙은 폐지 줍는 노인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디자인 브랜드다. 2017년 심현보 대표가 창업한 이후 시니어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다양한 제품을 기획하며 팬덤을 키우고 있다. 노인들은 더 이상 바닥에 놓인 폐지를 향해 손을 뻗지 않는다. 대신, 당신 앞에 놓인 빈 도화지를 향해 동료를 향해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향해 마음을 뻗어 나아간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현보: 안녕하세요, 신이어마켙을 운영하는 아립앤위립의 대표 심현보입니다. 브랜드 기획을 맡고있습니다.
        옥자: 안녕하세요. 신이어마켙 크리에이터 강옥자 입니다.
        다솜: 안녕하세요. 마케터 김다솜입니다.
        승아: 안녕하세요, 신이어마켙의 디자이너 연승아입니다.

        신이어마켙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현보: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늘 제 에너지를 선한 영향력에 쓰고싶다는 고민이 있었어요. 그러다 어느 날, 제 친할머니가 폐지를 줍는 모습을 보게 됐죠. 생계를 위한 일이 아닌 소일거리였지만 마음이 좋지 않더라고요. 자원을 재활용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지만, 노인분들이 하기엔 춥고 더운 날씨에 높은 강도의 체력을 요구하는 일이잖아요. 폐지 줍는 노인분들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니 대부분이 생계유지를 위해 폐지를 줍는 다는 걸 알게 됐어요. 조금 더 다양하고 더 양질의 일자리가 노인분들에게도 주어질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고 결심했고 시니어의 자립을 브랜드를 만들게 됐죠.

        ‘신이어마켙'이라는 브랜드 명의 뜻이 궁금하네요.

        현보: 외국에선 어르신들을 보통 ‘시니어(Senior)’라고 부르잖아요.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시니어 라는 표현을 쓰게 되는데, 마침 어떤 어르신이 “신이어?”라고 말씀하시는거에요. 그래서 어르신들이 받아들이신 자연스러운 발음 그대로 ‘신이어’를 브랜드명으로 결정하게 됐어요.

        신이어마켙 이전의 삶은 어땠나요?

        승아: 오기 전에는 학교에서 수업듣고 과제하는 디자인전공생이었습니다.
        옥자: 박스 줍는 일을 했어요.
        현보: 첫커리어는 IT교육업계 1위 서비스였어요. 그곳에서 처음으로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기획’을 배우게 됐죠. 그러다 스포츠마케팅 회사로 이직을 했어요. 전국체전,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마라톤 등 다양한 로드스포츠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이었죠. 그후 신이어마켙을 운영하는 ‘아립앤위립’을 만들어 이제는 시니어분들과 다양한 창작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고요.
        다솜: 유아교육과를 나와서 유치원 취업을 준비하는데, 이게 내 길이 맞나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다 유치원 대신 마케팅 회사에 들어가기로 결심하고 줄곧 마케터로 일하고 있네요.

        옥자 크리에이터님이 예전에 폐지를 수거하는 일을 하실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궁금해요.

        옥자: 누가 헌 책을 줘서 받아왔더니, 리어카가 너무 무거워져서 언덕을 못올라가고 있었어요. 학생들 3명이 와서 앞에서 1명이 끌고 2명이 뒤에서 밀어주면서 겨우 올라왔는데, 너무 고마워서 아직도 기억이 잊혀지지 않아요. 그래서 우리 손자들한테도 길에서든 어디에서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꼭 도와주라고 했어요.

        신이어마켙에 합류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나다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으니까요.
        처음에 신이어마켙 합류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떤 기분이셨나요?

        옥자: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작하기 위해서 생각할 시간도 많이 필요했어요. 그래도 박스 줍는 일처럼 춥고 더운 일이 없을 거라는 것이 좋았어요. 젊은 사람들처럼 사무실에서 머리를 맞대고 일 한다는게 너무 부담스러우면서도 신기하지만 이제는 정말로 내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다솜: 흔히들 말하잖아요. 밥벌이로는 자아실현 못한다고. 그래도 언제나 일에서 나의 신념이나 가치관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갈구하며 살았죠. 자아와 대립하며 지루하게 일하던 어느 날 친구가 신이어마켙 링크를 보내줬어요. 할머니들의 그림과 손글씨로 만든 스티커랑 엽서를 파는데 손맛이 나는 앙증맞은 디자인이 딱 제 취향이었어요. 그리고 저 또한 폐지수거노인,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았기에 냅다 심현보 대표님께 DM을 보냈어요. ‘혹여나 사람을 뽑으실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를 뽑으시라’고 그렇게 대표님과 미팅을 한 후 신이어마켙에 합류할 수 있게되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나다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으니까요.
        승아: 다른 직장에서는 흔히 만나기 어려운 지긋한 시니어 구성원과 함께 일하는게 너무 설레고 기대됐던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요?

        현보: 지칠 법도 한데, 여러 해에 걸쳐 꾸준히 시니어를 위한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해 많은 응원을 받았어요. 한편으로는 ‘언제까지 돈 안되는 일을 할거냐’는 우려섞인 걱정을 받기도 했고요. 하지만 모두에게 전 언제나 똑같이 말했죠. 분명 이 즐거움 안에서 돈을 벌거라고, 그러니 너무 걱정 말라고요!
        옥자: 다들 내가 사무실에서 일한다니까 '그 나이에 할 수 있을까?' 걱정했어요. 제 딸은 "할 수 있겠어? 엄마, 힘들 것 같으면 하지마, 회사에도 부담주지 말고" 라고 했어요. 그래도 저는 많은 걱정 속에서도 "해 볼 거야" 말했어요.
        다솜: 저한테 처음 신이어마켙 제품을 알려준 친구는 제품을 소개한 게 아니라 일자리를 알선해 주었다며 혹시 품절된 신이어마켙 키링 구할 수 있는지 물어봤어요.(웃음)
        승아: 제 주변 사람들은 “너한테 딱 맞는 곳에 갔다”고 많이 말해 주었어요. 평소에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전 언제나 똑같이 말했죠.
        분명 이 즐거움 안에서 돈을 벌거라고,
        그러니 너무 걱정 말라고요!
        상품은 어떤 방식으로 기획되나요?

        현보: 시니어들과 연결성, 시의성 등을 고려해서 기획해요. 특히 응원과 덕담이 오가는 명절과 연말연초는 어르신들들과 관련된 지점이 많이 있어서 더욱 활발하게 아이디어가 나와요. 얼마 전 출시 한 ‘절기달력’의 경우 어르신들의 달력에서 주목하는게 무엇인지부터 찬찬히 살펴봤어요. 예전부터 절기가 활동의 방향성을 정하는 중요한 요소였고 날씨의 변화를 인지하는 수단이었더라고요. 그렇게 나온 아이디어를 시니어 크리에이터들의 손맛을 살려 창작하고 디자이너가 함께 제품화를 돕죠. 쉽게 말해, 어르신들의 1차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구매하고, 그 창작물을 제품에 입혀 2차 가공을 해서 수익을 내고 있어요.

        가장 주력하고 있는 창작 분야가 있나요?

        현보: 멋진 디자인도 물론 중요하지만, 시니어들의 메세지를 전할 수 있는 ‘텍스트’에 좀 더 관심을 두고 있어요. ‘기왕에 태어났으니 멋지게 살아봐’, ‘나에게 화나게 하는 사람이 세월이 가면 스승이 됩니다.’, ‘그럴수 있어 사람이니까’ 등 긴 세월을 살아온 어르신들이 전했을 때 더욱 울림이 있는 메세지가 있거든요. 저희 팬분들도 이러한 메시지에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양한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문구 이외의 제품라인들도 시도해보고 있어요. 어르신들의 작품을 좀 더 쉽게 소개할 수 있는 매개이기도 하고, 신이어마켙을 만든 제가(현보) ‘문구’를 좋아해요. 아마도 유치원 원감이셨던 어머니의 영향이지 싶어요. 집에서 가장 많이 마주한게 문구들이었어요. 펜과 노트는 물론, 색연필, 색종이, 가위 등 어린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익숙한 물건들이었기에 애정이 간 것 같아요. 좋아하는 브랜드가 몇가지 있는데, 그 중 ‘Field Notes’라는 브랜드를 참 좋아해요. 동일한 물성을 가지고 다양한 이야기와 콘텐츠를 담는데, 많은 사람들이 평소에도 자주쓰는 ‘국민노트’라는 별명을 갖고있어서요.

        나에게 화나게 하는 사람이
        세월이 가면 스승이 됩니다.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카테고리가 있다면요?

        현보: 패션의류, 잡화 그리고 F&B 분야요. 그 중에서도 F&B는 더욱 각오가 남다른데요. 대부분의 시니어 구성원분들이 젊은시절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시거나 실제로 운영하신 경험들이 있으셨거든요. 그래서 다들 손맛이 아주 좋으셔요. 아침 출근길마다 매일같이 저희 식구들의 아침식사를 챙겨주세요. 그러면 항상 같은 생각이 들죠. ‘우리만 먹기 너무 아까워. 다른 사람들이 이 맛을 알아야하는데!’
        ‘주문을 잊은 식당’이라는 일본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어요. 치매를 가지고 있는 어르신들이 식당의 서버가 되어 일을 하시는 모습을 담았는데, 그 도전 자체가 너무 멋지더라고요.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동일한 컨셉으로 방영을 하더라고요. 언젠가는 어르신들이 직접 조리하고, 서빙까지 하는 멋진 식당을 만드는게 꿈이에요. 머지않은 날 오픈하면, 초대할게요!

        식당을 오픈한다면 이름은 무엇으로 짓고 싶으세요?

        현보: 아직 고민중이에요. ‘할매밥상’, ‘할머니식탁’ 같은 건 이미 여기저기 있는 듯 해서, 조금 더 트렌디한 이름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직 잘 생각이 나질 않네요.(웃음)

        기억에 남는 팬 분이 있나요?

        옥자: 제가 팝업 스토어 처음 할 때 만난 분인데, 손글씨 제품을 보고 자기 할머니 생각난다고 눈물 흘렸던 사람이 생각나요. 또, 어떤섬에서 오신 분이었는데 자기네 섬에서도 팝업스토어를 열어 달라고 했어요.
        승아: 팝업스토어를 진행했을 때 시니어들이 직접 쓴 위로문구가 담긴 책을 보며 눈물을 보이신 분들이 기억에 남아요. 어쩌면 어르신들은 누군지 모르는 청년들에게 담담히 적었겠지만, 그런 문구들이 실제로 우리 세대에게 공감과 감동을 일으키는 걸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이 브랜드를 디자인하는 제 마음도 더욱 단단해지는 계기가 되었어요.

        2023년 신이어마켙은 어떻기를 바라나요?

        현보: 지금처럼 우리의 이야기를 계속 하길 바라요. 그리고 그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이 봐주기를 바라요. 인스타그램을 통해 주로 팬분들과 소통하고 있지만, 매년 10월초에 있는 신이어마켙 팝업스토어를 통해 팬들과 직접 대면해 만나는 행사를 만들고 있기도 해요. 내년에는조금 더 자주 온/오프라인으로 만날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새출발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옥자: 걱정하지 말고, 일단 편하게 마음먹고 시작해.
        다솜: 기왕에 태어났으니까 멋지게 살아봐.
        승아: 걱정부터 앞서겠지만 결국엔 다 잘 될거야. 너를 믿어.
        현보: 시작은 더딜 수 있지만, 점점 더 나아질거예요. 너무 걱정 말아요, 우리!

        지금까지 받았던 선물 중 가장 인상적인 선물은요?

        현보: 올해 구성원들에게 받은 생일선물로 받은 신이어마켙 캐치프레이즈가 담긴 후드집업 그리고 몇해 전 서른 살 생일 다음 날 찾아 온 아들이 제 인생에서 가장 인상깊은 선물입니다.
        옥자: 대표님한테 입사 1주년 선물로 스카프 받은 게 제일 좋았어요.
        다솜: 라면 4봉지와 1만원짜리 목걸이와 귀걸이 세트요. 고등학교 시절, 한 친구가 제 생일인 걸 알곤 “뭐라도 너무 주고 싶었다”며, 원래 자신의 엄마에게 주려고 산 목걸이와 귀걸이 그리고 집에 있는 라면 4봉지를 챙겨 나왔더라고요. 명절날 귀성길을 앞두고 맥락없이 이것저것 차 트렁크에 넣어주는 할머니 같아서 웃음이 났어요.
        승아: 물건보다는 진심을 눌러 담아 쓴 편지들이 더 기억에 남아요. 재밌게만 지내던 친구들이었는데 어느날 저를 응원하는 진심을 담아 보낸 편지들에 정말 감동 받았어요. 이런 편지들이 살아가면서 큰 힘이 되고, 오래 기억하고 간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자주 쓰려고 하지만, 편지지의 넓은 공간을 채우기가 늘 어려워 주로 짧은 카드에 쓰는 편이에요.(웃음)

        지금까지 꾸준히 작업해온 자신에게 무언가를 선물한다면?

        현보: 아무런 고민과 생각을 갖지 않고 아내, 아들과 온전히 함께 할 수 있는 일주일간의 휴가 (절반은 캠핑장에서, 절반은 호텔에서!)
        옥자: 건강. 그래서 오래오래 건강히 신이어마켙 잘할 수 있게요.
        다솜: 평일의 놀이동산, 평일의 산책, 평일의 여행, 평일!
        승아: 스위스에서의 휴가. 경치 좋은 사우나와 수영장 그리고 맛있는 음식이 있는 숙소에서 10일 정도 휴가를 보내고 싶어요!

        열어보고 싶은 이야기, 캐비네츠

        임프몰의 온라인 매거진 <캐비네츠 CABINETS>는 간직하고 또 꺼내어 보고 싶은 것에 관해 이야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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